501~600/(551~575)2020. 11. 28. 16:38

((No.558))—1995년 11월 일요법회 및 추계산철해제(95.11.05) (65분)

(1/4) 약 17분. (2/4) 약 20분. (3/4) 약 18분. (4/4) 약 11분.

(1/4)----------------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하여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헌데, 당당(堂堂)한 대도(大道)가 밝고 분명(分明)하다 그말이여.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이다. 사람마다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어. 낱낱이 다, 뚜렷이 다, 원만히 다 성취되어 있더라 그말이여.

부처님이나 우리 중생이나 조금도 차별이 없고 똑같은 진여불성(眞如佛性)을 가지고 있어. 진묵겁(塵墨劫) 전에 원만히 다 성취해서, 새로 성불(成佛)할 것이 없이 구족하게 다 갖추어져 이루어져 있다 그말이여.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로, 다못 한 생각 어긋진 그 탓으로 해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이다. 영겁을 두고 만 가지 모냥을 현출(現出)을 하고 있더라.

당초에 한 생각, 한 생각 일어나는 놈을 단속을 못 해가지고 엄청난 결과를 가지고 오는 것이니라.



오늘은 을해년 11월 첫째 일요법회 날이고, 아울러서 을해년 가을철 산철 해제 날입니다.

방금 전강 조실 스님의 녹음법문(錄音法門)을 통해서 금봉 스님의 임종게(臨終偈)와 조실 스님께서 그 임종게에 화답하는 만사(輓詞), 만시(輓詩)에 대한 말씀도 있었고, 생사해탈하는 최상승법에 대한 법문을 우리는 경청을 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단히 민족적인 문제에 부딪쳐 있습니다.

고인이 「설후시지송백조(雪後始知松柏操)요, 눈이 온 뒤에라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에 절개를 알 수가 있고, 일이 어려워진 일을 당해 봐야 장부에 마음을 볼 수가 있다(事難方見丈夫心)」 그런 시가 있는데.

눈이 오기 전에는 소나무나 잣나무나 무슨 다른 모든 나무가 다 똑같이 다 푸르르니까 다 똑같이 보이지만, 서리가 내리고 눈이 온 뒤에라사 정말 소나무와 잣나무에 서리와 눈에도 불구하고 푸르름을 변치 않는 그 송백(松柏)에 지조(志操)를 알 수가 있고, 어려운 일을 당하기 전에는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다 같은 사람들로 보이지만, 어려운 일을 딱! 당해 놓고 보면 비로소 그 사람의 인격을 볼 수가 있다 이거거든.


옛날에 '가산난리라고 하는 난리(亂離)가 온다'고 모다 예언으로 그렇게 전해 내려왔는데, 그러자 '난리가 왔다!'하고 온 마을 사람들이 소리소리 지르고, 피난 가야 한다고 야단이다 그말이여. 우리나라도 6.25동란 때 모다 그러한 난리 소동을 보았습니다마는.

그때는 가하지(家下地), 강.. 가하지, 잘 붙여 보면 강아지가 되는데, '강아지라야 그 난리를 피할 수가 있다' 그다음에 임진왜란 때에는 송하지다. 송하지(松下地)라고 하는, '송아지의 뜻을 알아야 난리를 피할 수가 있다' 그러고 6.25동란이나 또는 앞으로는 도하지(道下地), 도하지는 잘 붙이면 돼지, 도하지 · 돼지 · 도야지가 되는데.


가하지는, 강아지는 집 아래에서 피난을 해라.

송아지는 소나무 밑에서 피난을 해라.

되아지(돼지)는 '길 도(道)'자, 도 밑에서 피난을 해라.


그런데 그 '강아지'라 하는 것이 무엇이냐? 가하지(家下地)라는 게—그래서 아무도 그 가하지 뜻을 몰라. 모르고 있는데,

어느 날 그 마을에 두 노인이 있었는데, 그 노인이 '어떻게 해야 우리가 이 난리가 났을 때 우리들 가족을 무난히 피난을 시킬 수가 있는가?' 그것을 서로 의논 끝에 한 집이 '그러면 미리 훈련을 시켜야겠다'해 가지고, 한 집에서는 온 집안 식구들을 마당으로 모이게 해 가지고, "집에서 키우는 소를 저 사다리를 사용하고 뭐 무슨 방법을 사용하던지 지붕 위에다가 끌어올리라" 그렇게 명령을 했어.

그러니까 집안 식구, 아들이고 손자고 며느리고 딸이고 할 것 없이 심지어는 할멈까지도 "미쳤다고 소를 갖다가 지붕 위로 끌어올리느냐, 그러다가 잘못하면 소 다리나 부러지고 사람까지 다치고 할 텐데, 무엇 때문에 지붕 위로 끌어올리느냐"고 온 집안 식구가 전부가 반대하고.


"그래도 내가 시키니까, 시키는 대로 한번 들으라"고 강요를 해 가지고 하니까, 마지못해서 사다리도 갖다 놓고, 사다리 위에다가 나무때기도 걸치고 그저 이리 해 가지고는 끌어올리는데, 마음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지 서로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불평과 불만, 서로 마음이 합해지지 아니하니까,

'끌어올리라'고 영감은, 할아버지는 소리소리 지르고, 그냥 억지로 하다가 소 다리가 사다리 사이로 빠져가지고는 잘못해 가지고 송아지 다리만 부질러 버리고 또 그러다가 또 해 가지고는 온 집안 식구들은 결국은 소를 올리지 못하고 소 다리만 부러 버리고 말아버리고, '할아버지는 죽을라고 노망했다'고 그러고, 온 집안 식구들은 야단이여.


그리고는 또 다른 할아버지가 "그러면 우리집에 가서 한번 해 보세"

집안 식구를 전부 모이라 해가지고, "이 소를 지붕 위로 끌어올려야겠는데 어디 한번 해 봐라" 그러니까, 온 집안 식구가 집에 있는 사다리도 가져 오고, 이웃집에 있는 사다리도 빌려 오고, 사다리를 2중 3중으로 이어대고 포개고, 그 위에다가 멍석을 갖다가 덮고, 판대기를 덮고, 새끼로 엮고 해 가지고, 그 소를 목을 짬매고, 몸뚱이를 짬매고 해 가지고, 먼저 사람이 올라가서 끌어올리고 밑에서 밀고 그래가지고는 아! 너끈히 지붕 위에다 소를 끌어올렸다 그말이여.


그래 좀 쉬어가지고 "다시 끌어내리자"

끌어내리기가 올리기보다도 더 어렵다 그말이여. 그래도 '이것이 하면 되지, 안 되겠나?'해 가지고, 그걸 위에서 여러 사람이 소를 잡고서 서서히 해 가지고는 또 끌어내렸다 그말이여.

"자네는 되었네" 그렇게 인자 훈련을 했는데.


난리가, 가산난리는 무슨 난리냐 하면은 갑자기 폭설이 쏟아져 가지고 눈이 무릎으로, 허리로, 어깨로, 머리 위로 해서 지붕까지 눈이 쌓였어.

그 가산이란 지방이 강원도인지, 함경도인지 내 확실히 모르겠는데, 눈이 많이 와가지고 난리인데, "난리야! 피난가자!" 온 마을 사람들이 하니까, 전부 집안 밖으로 뛰쳐나갔어.


그 갑이란 할아버지하고, 을이란 할아버지는 "나가지 말라. 여기 집에 있으라"고 암만 처질러 봤자 "피난 다 가는데 우리만 안 가면 되냐?"고, 소 다리 부지른 집에서는 전 식구가 다 도망가고 손자 하나만 할아버지 손을 잡고 안 죽고.

그 한 할아버지는 미리 줄을 각 사람 몸에 집안 식구대로 줄을 다 묶고 매고, "절대로 이 줄에서 빠져나가지 말고 내가 앞장서서 갈 테니 내 오는 데로만 따라오너라" 그래가지고는 한 시간, 두 시간을 돌다가 "인자 그만 좀 쉬어 가자"


그런데 폭설이 와 가지고 갑자기 하늘이 깜깜해졌어. 그 칠흑같이 어두워져 버리고 해도 넘어가고 그래 어두워졌는데, 눈이 지붕 있는 데까지 차올랐는데, 그 할아버지는 그 앞장서서 자기집 처마밑으로만 수십 바퀴를 돈 거여. 돌다 보니 눈은 지붕 위에까지 쌓아 올라갔어.

그래가지고 "우리 쉬어가자" 해가지고 들어가서 찬찬히 보니까 자기집이여. 자기집 부엌으로 들어가고 "우리가 밥을 해서 먹자"해 가지고 밥을 해서 다 먹고 밖을 보니까 눈이 그렇게 되었다 그말이여.


그래서 그 가산난리를 무사히 그 집안은 피난을 하고, 한 집 뿐만이 아니라 온 동네 사람들이 눈 속에 들로 산으로 나가 가지고는 눈 속에서 다 얼어 죽었어. 수천수만 명이 다 얼어 죽은 거야.


지금 내가 왜 이 얘기를 하냐 하면은 아까 전강 조실 스님께서 구정선사(九鼎禪師)에 말씀을 하셨고, 96종 공안에 막혀가지고 그런 말씀도 잠깐 비치셨는데, 이 참선(參禪)이라 하는 것은 믿을 수 있는 선지식(善知識), 바른 선지식의 한마디에 자기의 목숨을 바쳐야, 그것을 위법망구(爲法忘軀)라, '법을 위해서 몸을 잊어버린다'


'몸을 잊은다'는 것은 '자기 몸을 생각하지 않는다' 몸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장래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목숨까지라도 다 거기다 바쳐 버려야, 그리고 오직 한마디 말씀에 의지해서 자기의 몸과 목숨을 다 바치고, 위법망구의 정신이 되어야 끝장이 나는 거여.

자기의 소견이 붙어 있고, 자기의 사량복탁(思量卜度)이 붙어 있고, 이래저래 의심하고 따지고 그래가지고서는 이 문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거든.


배워 가지고 아는 것이 아니어. 참선이라는 것은 배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고, 철저한 신심(信心) 하나로써 오직 꽉 막힌 의심(疑心)으로 나아간 데에서 스스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가르켜 갖고 되는 것이 아니거든. 그래서 이것은 믿음이 없으면 백날 해봤자 소용이 없는 것이거든.


구정선사가, 그 선지식이 '솥을 걸어라' 하는데, 애를 써서 걸어 놨는데 '이따위로 걸었냐'고 확 뒤집어 버리고 '새로 걸어라' 그래. '뭐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었으니까 이렇게 고치라' 그게 아니어. 무조건하고 잘못되었다고, 한나절 내 공력을 들여서 솥을 걸어 놨는데 확 뒤집어 버리고 '다시 걸어라'고.

또 해 놓으면 또 그러고 해서, 아홉 번까지 해도 불평불만이 없이 한결같은 신심으로 더욱 정성을 들여서 했다 그말이여. 그만한 끈기와 그만한 인내와 그만한 신심이 아니면은 안 된다 그거거든.


할아버지 말을 듣지 않고 온 집안 식구가 불평불만을 하고, 그 집안 식구는 그렇게 해서 가족이 거의가 다 죽고, 소를 지붕 위로 끌어올린 사람은 한 사람도 죽지 않고 가산난리를 무난히 피난을 했다 말이여.(처음~17분12초)





(2/4)----------------


화종목출환소목(火從木出還燒木)하고  지인정기각제정(智因情起却除情)이니라

나무~아미타불~

정심관망명위지(正心觀妄名爲智)하고  지능입각부사의(智能入覺不思議)니라

나무~아미타불~


아까 가산난리는 집안에 있어야 피난을 하고, 임진왜란 때에는 솔 아래 있어야 피난을 한다. '송하지(松下地)다' 그런데.

중국에서 이여송(李如松)이가 와 가지고 우리나라를 도우러 왔는데, 그 이여송이 부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왜적이 함부로 달라들지 못해서 피난을 했고, 사명대사(四溟大師)의 호(號)가 송운대사(松雲大師)인데, 사명대사가 계신 근처에 있는 사람은 피난을 했어. 그래서 송하지가 그렇게 해서 맞았고.


앞으로 되야지, 도하지(道下地)는—명예나 권리나 재산이나 그러한 것을 탐착하면 피난을 못해. 이래 죽고 저래 죽고 다 죽어.

6.25동란 때에도 명예가 권리가 높고, 재산이 많고 한 사람들은—정말 미리 부산이나 외국으로 도망간 사람은 살았을는지 모르지만, 대체적으로 돈 많은 사람들이, 재산 많은 사람들은 '지주다. 반동분자다'해 가지고 굉장히 곤욕을 당했는데, 현재나 미래도 명예 · 권리 · 재산 많은 것이 사실은 그게 썩 좋은 것이 아니어.


인간이 살아가는 데 그것이 없어서도 못 살지마는 그것이 있어야 그래도 기를 펴고 살고, 어깨에다가 힘을 주고 살고 또 사람 살 맛도 있고, 사람 구실도 하고 사실 그러기는 하나, 대부분 사람들은 필요 이상에 욕심에 한(限)이 없어 가지고 더 높게 더 많이 탐욕을 낸다 그말이여.

그것이 결국은 참다운 행복과 연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하루도 편안하게 잠도 못 자고, 편안하게 밥도 못 먹고, 온갖 근심,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과 고민 속에서 결국은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하고, 살아서 쇠고랑 차거나 죽어서 지옥에 가기가 십상팔구인데.


도하지(道下地), 도(道)라고 하는 것은 진리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 마음속에 참부처를 찾는 거여. 그럼으로써 진리와 내가 하나가 되어야 거기에서 참다운 행복이 거기에 있는 것이고, 영원한 행복이 거기에 있는 것인데,

중생들은 다생겁래(多生劫來)로 오면서 익힌 습기(習氣)로 말미암아서 탐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진심(瞋心) 내는 것이 아주 습관이 들고, 한 번 두 번 경험을 해 봐서 '아! 탐욕과 진심이라는 게 나를 불행하게 만든 것이고, 나를 지옥으로 끌고가는 것이로구나' 그렇게 알아차리고 그 탐심과 진심을 돌이켜서 내 마음 닦는, 자기의 분(分)을 알아서 자기 마음 닦는 쪽으로 마음을 돌려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것을 '어리석다' 그러는 거여.


탐진치(貪瞋癡)라고 하는 것을 삼독심(三毒心)이라 그러고, 그 탐진치 삼독심을 고치면은 그것이 삼학도(三學道)가 되는 건데, 말세가 될수록 탐심과 진심과 어리석음은 점점 더 깊어지고 더 치성해진다 그말이여. 거기에서 일체 재앙이 거기서 다 일어나는 것이다 그말이여.


지금 여러분도 뉴스를 통해서 잘 아시겠지만, 전(前) 대통령들이 모다 지나친 부정한 재산을 많이 모아가지고 저렇게 되었으니,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해결할 길이 없어.

그렇다고 해서 자살해 버릴 수도 없고, 도망갈 수도 없고, 이리저리 버티고 거짓말해 봤자 그것이 통하는 것이 아니여. 본인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정부도 덮어둘 수도 없고,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이 국민들은 여기서 저기서 모다 데모를 하고, '잡아넣으라' 그러고, '엄벌에 처하라' 그러고, '뭘 밝히라'고 야단인데, 이게 죽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감옥에 처넣는, 법적으로는 당연히 감옥에 넣어야 하고, 엄벌에 처한다 하지마는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볼 때 어떻게 볼 것이냐 그말이여.

지존파니 무엇이니, 그러한 몇 사람이 범죄를 저지른 것과는 본질이 달러. 국민을 대표한 상징적인 대통령이 이렇게 했으니, 그 사람 한 사람만 매도(罵倒)한다고 해서 이것이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우리 국민 전체, 우리 국가 민족의 전체의 체면이 달려 있다 그말이여.


우리나라가 좋은 점도 많은데 좋은 점으로 세계에 이름이 나야지, 대통령이 저런—물론 미국도 워터게이트(Watergate사건)니 뭐 해가지고 닉슨이 대통령에서 쫓겨나고, 일본도 다나까 수상이 뇌물 관계로 해서 징역도 살고 그런 일도 있지만, 그것이 강 건너 불로 우리는 생각했다 그말이여.

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이, 우리 손으로 뽑았던 대통령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걸 욕할 수도 없고, 비난할 수도 없고, 매도할 수도 없고. 이게 탐진치 삼독심 때문에 이것이 이렇게 된 거여!



옛날에 저 강원도 철원, 보개산 심원사라고 하는 절이 있는데, 내가 이 이야기를 지금부터 10여 년 전에도 이 문제에 대해서 말씀을 한 바가 있는데, 그 절에서는 종(鐘)이 없고 또 절이 퇴락(頹落)해서 중수(重修)도 해야겠고, 그래서 인자 그 주지 덕문대사라고 하는 스님이 화주승(化主僧)이 나와 가지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종 시주(施主)도 받고, 법당 모다 중수 시주금도 받고 그러는데.

그 한 마을에 한 사람은 앉은뱅이고, 한 사람은 눈이 안 보이는 장님이고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다 살림도 하고, 일도 하고, 돈도 벌고 해서 다 분 따라서 시주를 모다 하는데, 그 앉은뱅이가 무슨 수로 돈을 벌며, 일도 못하고, 눈이 어두운 콱 아무것도 안 보이는 장님이 무슨 수로 무슨 돈이 있어서 시주를 할 것이냐 그말이여.


그래서 두 친구가 서로 만나서 참 한탄을 하고 그러다가 한 꾀를 하나를 냈어.

"자네는 다리는 못 쓰지마는 눈이 밝고, 나는 눈은 없지마는 다리는 성하니까, 다리가 성한 내가 자네를 업고 다니면서 쇠붙이, 무엇이고 필요할 만한 그런 것을 줏어 모아가지고 그걸 많이 모아다가 절에다가 갖다가 주면 그것으로 종을 만드는 데 그것을 보태서 쓰면 되지 않겠는가?"

"대체, 그러면 그렇게 하세"


그래가지고 날마다 온 마을을 다니고 이웃 마을을 다니고 앉은뱅이를 업고 장님이—장님, 눈은 안 보이지마는 앉은뱅이가 '이리 가, 저리 가' 이렇게 해서 업혀 다니면서 그래가지고 골짝 골짜구니 다니면서 고철을 줏어 모았어.

그래가지고 절에다 갖다 주고 해서 3년 동안을 그렇게 해서 많은 고철, 쇠붙이 뭐 숟가락몽둥이, 젓가락 부러진 거, 닥치는 대로 줏어서 다 갖다가 주었어.


그래가지고 드디어 종을 지어 붓고 또 법당도 중수를 하고 하는데, 그래서 인자 마지막 그 회향 타종식(打鐘式), 준공식과 타종식을 겸해서 회향(廻向) 법회를 하는데, 그래서 인자 자기네들도 장님이 앉은뱅이를 업고 가는데 그 절에 오색광명(五色光明)이 일어나는데 그 광명 속에 찬란한 불보살(佛菩薩)이 탁! 나타나거든.


그 앉은뱅이가 업혀서 보니까, "야! 저 부처님 봐라! 부처님 봐! 부처님!"

그러니까 "에이, 무슨 부처님이 있어?" 아, 그러면서 눈을 뚝! 떴다 그말이여. 심봉사가 그 심청(沈淸)이 공덕으로 눈 뜨듯이 눈을 뚝! 떴어.

그게 심원사에 내려오는 역사가 지금도 내려오는데, 그래서 '그 큰 빛이 거기서 났다'해서 '대광(大光)'이라고 하는 마을이 지금도 있고, 또 '부처님을 봤다'해서 불견령(佛見嶺)—'부처 불(佛)’자, '볼 견(見)’자, '마루 령(嶺)’자, 불견령이 지금도 그 철원에 가면 있어.


이 심원사 설화를 내가 말씀을 한 까닭은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생긴 것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소질도 다릅니다. 그러나 마음과 마음을 합치면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도 다 이룰 수가 있고, 좋은 여건을 가지고 태어났지마는 서로서로 마음을 합하지 아니하면은 되는 일이 없는 것입니다.


지금 머지않아서 대학입시 문제로 또 학부모 여러분들이 가슴을 조이는 시기가 돌아옵니다마는 일류 대학 그것만 찾을 게 아니라, 자기의 아들과 딸이 어떠한 방면에 소질이 있는가? 어떤 방면으로 가면은 그 소질을 살려서 기쁜 마음으로, 보람 있는 마음으로 공부를 할 수가 있는가? 그렇게 해서 과를 선택하고 학교를 선택을 해야지, 덮어놓고 일류 대학만 가려고 하는 생각은 옳지 못한 생각입니다.


앉은뱅이는 눈이 보이니까 그 눈을 활용을 하고, 장님은 다리가 성하니까 그 다리를 활용해서, 앉은뱅이와 장님이 두 사람이 합해서 한 사람 구실을 하니까 그 어려운 종 불사(佛事)를 성취를 해서 그 종을 떵떵 쳐가지고 그 종소리를 들은 모든 중생이 고통을 면하고, 보리심(菩提心)을 발하고, 그 종소리가 지옥에까지 들리면은 지옥에 고(苦) 받는 중생들이 그 고통을 쉬는 것인데, 어떻게 앉은뱅이 혼자 그런 일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장님 혼자 힘으로 그 종을 만들 수가 있겠습니까? 그 불구자 두 사람이 합치니까 그런 훌륭한 불사를 성취했다 그말이여.


그래서 옛날에는 법과 대학만 가야 제일이고, 판검사만 되어야 제일 좋다고 그렇게 사람들이 생각을 했었습니다. 법과, 별로 그렇게 좋은 것이—그것도 가야 하기는 하겠지만, 별로 그게 좋은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고 자기의 소질, 자기의 성격, 자기에게 맞는 과를 선택하면 어느 과나 다 좋은 것입니다. 대학도 서울 대학만 제일 좋은 것도 아니고, 서울 대학 아니라도 사립 대학도 좋고, 지방 대학도 좋은 것입니다. 자기의 거시기에 맞춰서 가면 다 좋은 것입니다.

어느 과를 가든지 불법을 믿고 자기의 본성(本性)을 찾고, 본성을 닦는 공부를 하면 어느 과를 가더라도 훌륭한, 행복한, 보람 있는 인생을 살 수가 있는 것이거든.


두 사람이 마음을 합하지 아니하면 끝내 죽을 때까지 불구자에 그치는 것입니다.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불구자가. 그러나 두 사람이 마음을 합한 데에서 성한 사람도 이루지 못한 위대한 불사(佛事)를 성취한 거여.


그래서 우리는 지금 국가적이고 민족적인 이러한 수치스러운 일을 당해서 '때려죽이라'고 고함을 친다고 해서 그거 좋은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여기서 마음에 깨달은 바가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이 자리에 모이신 분의 가족, 자녀, 손자손녀 가운데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고, 장관이 나올 수도 있고, 수많은 인재가 나올 수가 있습니다. 그 자녀들에게, 후손들에게 재산을 많이 물려주려고 할 것이 없습니다. 바르게 사는 법, 정법(正法)을 믿는 법을 가르켜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만 바로잡고 올바르게 사는 길만 알면 부자가 되어도 좋고 높은 벼슬해도 좋지만, 마음을 바르게 쓰고 정법을 믿는 사람이 아니면 돈을 많이 가지면은 그 돈은 자기를 지옥으로 끌고가는 올가미에 지나지 못한 것이고, 높은 권리와 지위를 줘 놓으면 그것을 악용해 가지고 죄를 지어서 결국은 살아서 쇠고랑 차고 죽어서 지옥에 밖에는 갈 길이 없다 그말이여.(17분15초~36분32초)





(3/4)----------------


화종목출환소목(火從木出還燒木)이라. 불은 나무에서 나와 가지고 결국은 나무를 다 태우는 거여.

지인정기각제정(智因情起却除情)이다. 지혜는 정(情)으로부터 나와. 눈으로 볼 줄 알고, 들을 줄 알고, 성낼 줄도 알고, 기뻐할 줄도 알고, 배고프면 밥 먹을 줄도 알고 하는 우리의 감정에서, 그놈을 여의고 지혜가 나온 것이 아니라 그놈을 돌이키면, 그놈을 돌이켜서 나의 본심을 찾으면은 거기서 지혜를 얻는 거여.

그래가지고 그 지혜는 자기의 번뇌와 망상, 모든 정(情)을 갖다가 제(除)할 수가 있는 거여. 참 이게 간단한 말이지만 바르게 공부해 나가는 방법이 이 속에 다 들어 있어.


정심관망명위지(正心觀妄名爲智), 바른 마음, 바른 마음으로 망령(妄靈)된 것을 관(觀)하면은—망령된 거라는 게, 중생은 눈으로 봤다 하면은 망견이요, 듣고 보고 무슨 생각이 일어나고 행동하는 것이 전부가 다 망령된 번뇌 망상이여!

부처님, 그 소중한 부처님 경전을 읽어도 중생의 망령된 생각으로 읽으면 그 주옥같은 부처님의 진리의 말씀이 전부 망상(妄想)이여, 그게 다. 백년을 두고 연구하고 따져봤자 망상이여.


향나무로 불상(佛像)을 조성(造成)을 하거나, 돼지를 조성을 하거나, 소를 조성을 해도 그 냄새를 맡아보면 향내가 풀풀 나지마는, 고약한 구리고 고린 그러한 물건으로 만들어 놓으면 아무리 거룩한 불상을 만들어놔도 맡아보면 구릉내, 고린내가 나는 거여.

그래서 정법을 믿고 최상승법(最上乘法)에 의지해서 공부하는 사람과 정법을 믿지 않는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여. 똑같은 짓을 하고, 같은 밥 먹고 살아도 다른 거야!


여러분의, 현재 여러분들도 포함해서 여러분들의 자녀를 잘 가르키려면은, 바르게 사는 길을 가르키려면은 여러분 자신들이 입으로 "정법을 믿어라, 최상승법을 믿어라, 절에 가서 법문을 들어라" 강요한다고 해서—물론 부모 말씀을 듣고 학생 법회에도 나오고, 그런 착하고 효심이 있는 자녀들도 있습니다마는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 문제거든.

강요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부모님이 열심히 법문도 듣고, 그 법에 의해서 말과 행동과 마음가짐을 지혜와 자비로써 살아가도록 모범을 보이셔야 합니다. 그러면 강요하지 않아도 저절로 자녀들이 따라올 것입니다.


「바른 마음으로 망령된 것을 관한다[正心觀妄]」고 하는 것은 어떠한 경계(境界)를 당하거나 그때 그 경계에 따라가지 말고 탁! 그놈에 즉(卽)해서 마음을 돌이켜서 화두를 드는 게, 그것이 바른 마음으로 망령된 것을 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은 그것이 바로 지혜가 되는 거여.

그렇게 한 번, 두 번, 하루, 이틀, 한 달 열흘, 일 년, 십 년 해 가다보면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 하려고 안 해도 저절로 화두가 성성(惺惺)하게 현전(現前)을 하게 되는 거여.


지능입각부사의(智能入覺不思議)여. 그래서 그 지혜가 깨달음으로 나를 끌고가는 거여.

그러니 이 화두 하나가 신심(信心)과 분심(憤心)과 그 철저한 화두에 대한 의심(疑心), 이 삼요(三要)가 갖추어짐으로 해서 똥만 가득찬 이 중생이 확철대오(廓徹大悟)해서 생사 없는 해탈도를 증득하니 이것이 부사의(不思議) 도리가 아니고 무엇이냐.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타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이니라

나무~아미타불~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한데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오

나무~아미타불~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타가, 꿈 가운데에 한 알갱이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이다. 금대, 저 천상의 금대(金臺)에 만겁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식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 잉어가 수십 년 내지, 백년을 커 가지고 머지않아서 용이 되어 갈 텐데, 밥티 하나가 낚시에 걸려서 앞에 와서 아른아른하니까 그놈 덜커덕 채 먹다가 낚시에 걸려서 죽게 되거든.


정법을 믿고 자기에게 주어진 소임을 열심히, 자기의 직업에 충실하고 열심히 하고 부정한 데에 마음을 쓰지 말고 열심히 하고서 정다운 월급을 받고, 그것을 검소하게 분 따라서 분상에 맞도록 검소하게 살면서 그저 열심히 참선하고 살면, 또 전생에 지은 복이 있으면 그렇게 살아도 차츰 부자가 되는 것이고, 아무리 부정한 짓해서 그 사기 협잡하고 그래가지고 돈을 모아 봤자 그런다고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재산을 일확천금하고 부정한 짓해서 모아 봤자, 자식이 그 아버지가 돈 모이는 것을 환히 보거든. 어떻게 해서 그 돈을 모이는가 봐가지고, 그렇게 모인 돈은 자식이 아껴 써 주지도 않고 마구잡이 막 갖다 쓸라고 그러거든.

'자동차를 사 내라, 무엇을 사 내라, 무엇을 사 내라'하고 막 쓰고, 안 주면은 막 부모한테 불효하고 소리소리 지르고, 가출하고, 온갖 못된 짓 다하고, 그놈이 커서 장가보내고 살림 모아주면 탁! 때려먹고 쇠고랑 차. 절대로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아서 자손한테 물려줄 생각하지 마세요.


무상찰나(無常刹那)라 실난측(實難測)이여. 우리의 목숨은 젊다고 안 죽는 것도 아니고, 언제 죽을 줄 몰라. 눈 한번 감았다 뜨지 못하고, 숨 한번 내쉬었다 들어마시지 못하면 내세(來世)여.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오. 어찌 뼈아프게 반성을 해서 자기의 마음을 돌리지를 못하느냐 이거여.



아손자유아손복(兒孫自有兒孫福)하니  불위아손작우마(不爲兒孫作牛馬)니라

나무~아미타불~

처자권속삼여죽(妻子眷屬森如竹)이라도  임종독자고혼서(臨終獨自孤魂逝)니라

나무~아미타불~


아손자유아손복(兒孫自有兒孫福)이여. 우리 자손은 자손 스스로 자기 복을 다 타고나는 것이여.

불위아손작우마(不爲兒孫作牛馬)여. 그러니 자손을 위해서 소나 말이 되어가지고 그 애쓸 필요가 없어.

물론 부모의 책임상 먹이고 입혀서 가르켜야 하기는 하겠지만, 정성을 다해서 다 알뜰히 키우고 알뜰히 입히고 알뜰히 가르켜야 하겠지만, 완전히 소나 말이 되어가지고 아주 완전히 자식을 아주 상전처럼 생각하고 무엇이든지 부당한 요구를 해도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주고 그래서는 안 돼. 그런다고 해서 그 자식이 잘되는 게 아니거든. 들어줄 것은 들어주고, 안 될 것은 안 들어주고.


일본에 어떤 훌륭한 사람이 '자식이 말한 것은 열 가운데 8, 9가지는 들어주지 말라'고 그랬습니다. 해 달라는 대로 해 주면 그 자식이 효심이 있고 공부도 잘하고, 무럭무럭 잘 자랄 것 같지마는 그렇게 키운 자식 반드시 커서 불효하고 못된 자식이 되거든.

들어줄 것은 들어주고, 안 들어줄 것은 딱! 안 들어줘야 하거든. 그러한 절도와 지혜와 아량과 자비가 있어야 해. 덮어놓고 해 달라는 대로만 다 해 주면 좋은 것이 아니거든.

옛날 분들은 그것을 알아서 했는데, 요새 사람들은 원판 어떻게 된 것인지 자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 줘야 좋은 부모 노릇을 한 줄 아는데 그게 아니거든.


처자권속(妻子眷屬)이 삼여죽(森如竹)이라도, 처자 권속이 삼대와 같고 대나무처럼 그렇게 즐비하더라도, 임종독자고혼서(臨終獨自孤魂逝)여. 죽을 때는 혼자 가. 아무리 착한 아내라도 남편 대신 죽어 주도 못하는 거고, 자식들이 우르르 해도 자식들이 부모 대신 죽어 주들 못해. 갈 때는 자기 혼자 외롭게 쓸쓸해 가는 거여.


그래서 자손을 위해서 종노릇도 하고, 소나 말이 되지 말고, 최소한도로 부모의 도리는 하지마는 자기 갈 길은 자기가 닦아야 해. 항상 '이뭣고?'를 해서 자기 갈 길을 닦아야지, 누가 내 대신—재산도 염라대왕은 소용이 없고 알아주지 않고, 명예와 권리가 아무리 높아도 염라대왕은 안 알아줘.

'이뭣고?'한 사람이라야 죽음을 당하더라도 겁날 것 없고, 저승에 가서 염라대왕을 만나더라도 겁날 것이 없어.


자기가 과거에 알게 모르게 지은 죄는 받아야지. 받지마는, 탁! '이뭣고?'를 하면서 받으면 그것도 그렇게 썩 고약한 것이 아니어.


아까 조실 스님 법문에 곡천선사(谷泉禪師)가 자기의 오후보림(悟後保任)을 철저히 하기 위해서 일부로 무슨 죄를 지었던지, 무슨 누명을 쓰고 감옥에를 갔던지, 가서 지게를 지고 복역을 하는데, 날마다 흙을 파다가 대를 메우는데, 마지막 날이 돌아왔던지 흙지게를 따악 받쳐놓고 앉아서,

'불시상천당(不是上天堂)이면  변시입지옥(便是入地獄)이다. 내가 천당에 올라가지 아니하면 지옥에 갈 거다. 6월 6일(六月六日) 곡천수죄족(谷泉受罪足)이다"

임종게(臨終偈)를 따악 써 놓고는 탁! 열반(涅槃)에 들었어.


죽음이라 하는 것은 누구나 한번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맞이하는 것이여. 그러기 때문에 그럭저럭 지내다가 죽을 때 가 가지고 그때 가서 허둥대봤자 아무 소용이 없고 이만큼 건강할 때, 이만큼 젊었을 때 준비를 해야 해.

항상 해 놔서 그놈이 길이 들고, 습관이 되고, 체질화가 되도록 해 놔야 언제 죽더라도 무슨 상관이냐 말이여. 어피차 죽을 거 빨리 죽으면 빨리 죽고, 좀 몇십 년 살다 죽으면 죽고 그런 것이지.


'이뭣고?'를 탁! 해 놓으면—아, 죽을 때 숨이 가쁘기도 하고 몸이 아프기도 하지. 아프면 '아이고! 아이고!'하면서도 탁! 속으로는 '이뭣고?'를 하면서 딱 숨을 거두어야 한다.(36분37초~54분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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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세사(百年世事)는 삼경몽(三更夢)이요  만리강산일국기(萬里江山一局碁)로구나

나무~아미타불~

고래다소영웅한(古來多少英雄漢)이  남북동서와토니(南北東西臥土泥)로구나

나무~아미타불~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씨가 독일에서 오늘 새벽에 임종을 하셨습니다.

이분은, 이분의 누이동생 또 일가 분들이 용화사 신도라서 그분을 통해서 윤이상 씨와 생존 시에 전화도 했고 또 내 녹음 테이프(tape)도 갖다가 많이 들으시고 그랬는데, 생존 시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용화사에 와서 법문도 듣고, 한국에 와서 여생을 보내기를 원을 했지마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있어서 결국은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독일에서 임종을 하셨습니다.


돌아가실 때는 참, 부처님을 믿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명을 마치셨는데 '내가 죽거든 용화사 스님이 와서 염불을 좀 해 달라'고 유언을 남기셨고, 자기가 돌아가거든 용화사에 만년위패(萬年位牌)에다가 위패를 올려 달라고 요청을 해서 지금 저기다가 그 윤이상 선생님의 빈소를 마련했습니다.

거기 혹 인연이 있으신 분이나, 생각이 있으신 분은 향을 올리고 조문을 하셔도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외국에 가서 예술이 되었건, 음악이 되었건, 그림이 되었건 또는 과학자가 되었건 철학자가 되었건, 가서 참 세계적인 공로를 세우고 우리나라를 빛냈다면은 그것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마땅히 존경해야 할 만한 그러한 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백년세사(百年世事)는 삼경몽(三更夢)이요. 백 년에 세상일은 삼경(三更)에 꿈이요,

만리강산(萬里江山)은 일국기(一局碁)다. 만리 강산은 한 바둑판과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 백 년 역사를 한번, 이조 말기로부터서 왜정으로부터서 해방 후로 50년, 오늘날까지를 간략히 이렇게 한번 훑어보시라 그말이여. 그것이 지내 놓고 보면은 다 꿈이 아니고 무엇이냐 그말이여.


만리 강산이 한 바둑판이여. 저 고구려 · 신라 · 백제로 이조로 오면서 오늘날까지 그런 긴 역사를 더듬어 보라 그말이여.

고구려 땅이 신라로 통일이 되고, 백제가 신라로 되고 그러다 그것이 고려가 되었다가, 이조가 되었다가, 또 왜정 36년 동안 식민지로 있다가, 이것이 바둑을 두다 보면 내 땅이 되었다, 저 사람 땅이... 지지리 따는 줄 알고 해 놨는데 한 수 잘못 두어 가지고 탁! 뺏겨 버리거든. 중국 역사나, 우리나라 역사나, 세계 역사가 다 마찬가지여. 그래 분명히 이게 바둑판과 같은 거여.


고래다소영웅한(古來多少英雄漢)이, 그 역사가 이리저리 변화되는 데에 따라서 반드시 역사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이루어지는 건데, 그 가운데는 훌륭한 왕 · 천자 · 정치가 · 학자, 별의별 그 장군, 그 영웅들이 동서남북에 다 땅속에 흙으로 다 변했어. 묻어도 지가 썩어서 흙이 되는 거고, 화장을 해서 버려도 그것이 한줌 흙에 지나지 못한 것이지.


이것은 순치황제(順治皇帝), 청나라 세조(世祖)라고 하는 천자(天子)가 순치황제인데, 그분의 그 출가시(出家詩)에 보면은 원래 인도에, 천축에 한 수도승이 한 생각 잘못 먹어가지고 청나라 천자가 되었어.

순치황제가 되어가지고 탁! 가사를 벗어 버리고, 곤룡포를 떡 입고 18년간을 황제 노릇을 했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어버렸어. 역사로는 죽었다고 되어 있지마는 죽은 게 아니라 절로 가서 부목 노릇을 했어.


그래가지고 그 출가할 때 지은 시(詩)가 바로 '아손자유아손복(兒孫自有兒孫福)'이라든지, '백년세사삼경몽(百年世事三更夢)'이라든지, 출가시가 여러 수(首)가 있는데.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도 이 순치황제의 시를 읽고서 대통령 노릇을 했으면 정말 대통령을 내놓고 나온 뒤에도 온 국민의 존경을 받고, 국부(國父) 대접을 받았을 것이여.


이박사도 그렇고, 박대통령도 그렇고, 대통령마다 이 순치황제의 출가시를 항상 외우고 마음에 새겼던들 그까짓 대통령을 해 먹으려고 갖은—물론 하면서 공로가 없는 것도 아니고 훌륭한 공로, 오늘날 우리나라를 이만큼 잘살게 한 공로가 다 역대 대통령들이 그만큼 정치를 잘해서 그랬겠죠.

물론 그 정치가라든지, 경제계라든지, 학계라든지, 전부가 다 그만큼 애써서 이만큼 우리나라가 잘살게 된 것은 사실이나, 그렇게 잘하는 가운데 마음보를 바르게 썼으면 정말 국부 대접을 받았을 것이고, 대통령 내놓고도 가는 곳마다 다 존경을 받고, 어디 가서 살아도 마음놓고 살고 그럴 텐데, 이 생각이 한 생각을 잘못 가짐으로 해서 애쓴 보람은 아무도 인정을 해 주지를 않고, 말로(末路)가 저렇게 참 비참하게 되었다 그말이여.


여러분도 이 말씀 깊이 새겨서 내생(來生)에 대통령하더라도 정말 이 순치황제를 잃어버리지 마셔.

참선한 사람은 한 생각만 먹으면은 왕(王) 되려면 문제가 없는 거여. '하늘에서 내야 한다'하지만, 순치황제의 역사를 보거나, 운문선사에 그 일화를 보면, 참선만 열심히 하면 한 생각만 먹으면 그 되어져 버리거든.


이제 가을도 다 익어가고 내일 모래 글피면 또 입동이 돌아옵니다. 오늘 해제를 맞이한 여러 도반들, 다시 눌러서 여기에서 정진을 하시건 또 다른 데에 가서 겨울철을 지내시건, 어쨌든지 신심과 분심과 대의단으로 철저하게 정진을 하시기를 바랍니다.(54분10초~64분55초) (끝)





[법문 내용]


(게송)당당대도혁분명~ / 강아지(가하지 家下地), 송아지(송하지 松下地), 도야지(도하지 道下地, 도 밑에서 피난을 해라) / 구정선사 / 선지식의 한마디,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정신 / 참선이라는 것은 배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게송)화종목출환소목~ / 도하지(道下地), 도(道) 아래에서 피난을 해라. 내 마음속에 참부처를 찾아야 영원한 행복이 거기에 있다 / 탐진치(貪瞋癡)로 인해 일체 재앙이 거기서 다 일어난다 / 심원사 설화(앉은뱅이와 장님) / 자기의 본성(本性)을 닦는 공부를 하면 훌륭한, 행복한, 보람 있는 인생을 살 수가 있다 / 자녀들에게 바르게 사는 법, 정법(正法)을 믿는 법을 가르켜야.


「바른 마음으로 망령된 것을 관한다[正心觀妄]」고 하는 것은 어떠한 경계(境界)를 당하거나 그때 그 경계에 따라가지 말고 탁! 그놈에 즉(卽)해서 마음을 돌이켜서 화두를 드는 것, 그러면은 그것이 바로 지혜가되는 것이다 / (게송)탐착몽중일립미~ / (게송)아손자유아손복~ / 곡천선사(谷泉禪師)의 임종게(臨終偈) / 죽음을 준비하라. '이뭣고?'를 해야.


(게송)백년세사삼경몽~ /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씨의 임종 / 청나라 순치황제(順治皇帝)의 출가시 / 백년 세상일이 한밤중의 꿈, 만리강산 세계역사가 바둑판, 모든 영웅들이 다 한줌 흙에 지나지 못한다.



가하지는, 강아지는 집 아래에서 피난을 해라[家下地]. 송아지는 소나무 밑에서 피난을 해라[松下地]. 되아지(돼지)는 '길 도(道)'자, 도 밑에서 피난을 해라[道下地].


참선(參禪)이라 하는 것은 믿을 수 있는 선지식(善知識), 바른 선지식의 한마디에 자기의 목숨을 바쳐야, 그것을 위법망구(爲法忘軀)라, '법을 위해서 몸을 잊어버린다'

'몸을 잊은다'는 것은 '자기 몸을 생각하지 않는다' 몸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장래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목숨까지라도 다 거기다 바쳐 버려야, 그리고 오직 한마디 말씀에 의지해서 자기의 몸과 목숨을 다 바치고, 위법망구의 정신이 되어야 끝장이 나는 거여. 자기의 소견이 붙어 있고, 자기의 사량복탁(思量卜度)이 붙어 있고, 이래저래 의심하고 따지고 그래가지고서는 이 문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거든.


배워 가지고 아는 것이 아니어. 참선이라는 것은 배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고, 철저한 신심(信心) 하나로써 오직 꽉 막힌 의심(疑心)으로 나아간 데에서 스스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가르켜 갖고 되는 것이 아니거든. 그래서 이것은 믿음이 없으면 백날 해봤자 소용이 없는 것이거든.


도하지(道下地), 도(道)라고 하는 것은 진리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 마음속에 참부처를 찾는 거여. 그럼으로써 진리와 내가 하나가 되어야 거기에서 참다운 행복이 거기에 있는 것이고, 영원한 행복이 거기에 있는 것인데,

중생들은 다생겁래(多生劫來)로 오면서 익힌 습기(習氣)로 말미암아서 탐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진심(瞋心) 내는 것이 아주 습관이 들고, 한 번 두 번 경험을 해 봐서 '아! 탐욕과 진심이라는 게 나를 불행하게 만든 것이고, 나를 지옥으로 끌고가는 것이로구나' 그렇게 알아차리고 그 탐심과 진심을 돌이켜서 내 마음 닦는, 자기의 분(分)을 알아서 자기 마음 닦는 쪽으로 마음을 돌려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것을 '어리석다' 그러는 거여.


탐진치(貪瞋癡)라고 하는 것을 삼독심(三毒心)이라 그러고, 그 탐진치 삼독심을 고치면은 그것이 삼학도(三學道)가 되는 건데, 말세가 될수록 탐심과 진심과 어리석음은 점점 더 깊어지고 더 치성해진다 그말이여. 거기에서 일체 재앙이 거기서 다 일어나는 것이다 그말이여.


심원사 설화(앉은뱅이와 장님)를 내가 말씀을 한 까닭은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생긴 것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소질도 다릅니다. 그러나 마음과 마음을 합치면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도 다 이룰 수가 있고, 좋은 여건을 가지고 태어났지마는 서로서로 마음을 합하지 아니하면은 되는 일이 없는 것입니다.


후손들에게 재산을 많이 물려주려고 할 것이 없습니다. 바르게 사는 법, 정법(正法)을 믿는 법을 가르켜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만 바로잡고 올바르게 사는 길만 알면 부자가 되어도 좋고 높은 벼슬해도 좋지만, 마음을 바르게 쓰고 정법을 믿는 사람이 아니면 돈을 많이 가지면은 그 돈은 자기를 지옥으로 끌고가는 올가미에 지나지 못한 것이고, 높은 권리와 지위를 줘 놓으면 그것을 악용해 가지고 죄를 지어서 결국은 살아서 쇠고랑 차고 죽어서 지옥에 밖에는 갈 길이 없다.


「바른 마음으로 망령된 것을 관한다[正心觀妄]」고 하는 것은 어떠한 경계(境界)를 당하거나 그때 그 경계에 따라가지 말고 탁! 그놈에 즉(卽)해서 마음을 돌이켜서 화두를 드는 게, 그것이 바른 마음으로 망령된 것을 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은 그것이 바로 지혜가 되는 거여. 그렇게 한 번, 두 번, 하루, 이틀, 한 달 열흘, 일 년, 십 년 해 가다보면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 하려고 안 해도 저절로 화두가 성성(惺惺)하게 현전(現前)을 하게 되는 거여.


지능입각부사의(智能入覺不思議)여. 그래서 그 지혜가 깨달음으로 나를 끌고가는 거여. 그러니 이 화두 하나가 신심(信心)과 분심(憤心)과 그 철저한 화두에 대한 의심(疑心), 이 삼요(三要)가 갖추어짐으로 해서 똥만 가득찬 이 중생이 확철대오(廓徹大悟)해서 생사 없는 해탈도를 증득하니 이것이 부사의(不思議) 도리가 아니고 무엇이냐.


죽음이라 하는 것은 누구나 한번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맞이하는 것이여. 그러기 때문에 그럭저럭 지내다가 죽을 때 가 가지고 그때 가서 허둥대봤자 아무 소용이 없고 이만큼 건강할 때, 이만큼 젊었을 때 준비를 해야 해. 항상 해 놔서 그놈이 길이 들고, 습관이 되고, 체질화가 되도록 해 놔야 언제 죽더라도 무슨 상관이냐 말이여. 어피차 죽을 거 빨리 죽으면 빨리 죽고, 좀 몇십 년 살다 죽으면 죽고 그런 것이지.

아, 죽을 때 숨이 가쁘기도 하고 몸이 아프기도 하지. 아프면 '아이고! 아이고!'하면서도 탁! 속으로는 '이뭣고?'를 하면서 딱 숨을 거두어야 한다.


여러분도 이 말씀 깊이 새겨서 내생(來生)에 대통령하더라도 정말 이 순치황제를 잃어버리지 마셔. 참선한 사람은 한 생각만 먹으면은 왕(王) 되려면 문제가 없는 거여. '하늘에서 내야 한다'하지만, 순치황제의 역사를 보거나, 운문선사에 그 일화를 보면, 참선만 열심히 하면 한 생각만 먹으면 그 되어져 버리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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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강선사, 송담스님께서 설하신 법문을 모두 합하면 1600 개가 넘는 ‘(참선) 법문’이 있습니다.

용화선원에서는 그 중에서 몇 개의 법문을 선정해서 「참선법 A, B, C, D, E」라고 이름을 붙여, 처음 참선을 하시는 분들에게 이 「참선법 A, B, C, D, E」를 먼저 많이 듣도록 추천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용화선원 : 송담스님」 '재생목록'에 들어가면 <송담스님 참선법 A~E>이 있습니다.

--->법문 블로그 「용화선원 법문듣기」 분류 '참선법 A,B,C,D,E'에 있습니다.


**전강선사, 송담스님 법문 전체(1600 여 개의 육성 법문)을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microSD 메모리카드에 저장하여 스마트폰에 장착하여 들으실 수 있게 용화선원에서는 이 microSD 메모리카드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문의 : 032 - 872 - 6061~4)

대중스님들께서 참선수행에 더욱 도움이 되고자 선정(추천)한 법문목록도 함께 보급합니다.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