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501)—1993년 2월 첫째 일요법회 (40분)
약 40분.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하고 하유청풍동유설(夏有淸風冬有雪)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하면 변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이니라
나무~아미타불~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하고 하유청풍동유설(夏有淸風冬有雪)이다.
봄에는 온갖 꽃이 곱게 피고, 가을에는 휘황찬 밝은 달이 있다. 여름에는 맑은 바람이 솔솔 불고, 겨울에는 온 세계가 은빛으로 빛나는 눈이 내리는구나.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하면, 만약 부질없는 일, 쓸데없는 일을 마음에 걸어 두지만 않으면, 쓸데없는 일로 마음을 번거롭게 하지 아니하면,
변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이다. 문듯 이 인간에 좋은 시절이더라.
이제 엄동설한도 지내고 새해를 맞이해서 신수(身數)기도도 끝나고, 입춘기도도 끝나고, 이제 2월 첫째 일요법회를 맞이했습니다. 머지않아서 버들에 푸른 생기가 돋아 올 것이고, 들과 산에는 온갖 꽃이 빨갛게 노랗게 곱게 곱게 단장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세상이 험악하고 복잡하고 어렵다 하드라도 그러한 속에 내가 휘말려 들어가지만 아니하면, 그런 속에서도 오히려 정신을 가다듬고 화두(話頭)를 거각(擧却)하고 열심히 활구참선(活句參禪)만 한다면, 들과 산이 온통 노랗고 빨갛고 푸르게 비단처럼 장식이 된 모든 것이 나를 위한 축복의 장엄(莊嚴)이 아니고 무엇이냐 그거거든.
아무리 이 삼천리 금수강산이 아름답다 하더라도 내가 내 마음 하나를 돌이키지를 못하고 큰 일 작은 일로 흥망성쇠와 시비 속에 내가 얽혀 들어가서 거기에서 고민하고 미워하고 슬퍼하고 몸부림친다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그거거든.
중생의 어리석은 눈으로 보고, 어리석은 귀로 듣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온 세상을 보니까 온통 불바다요 지옥세계요, 그렇지만 깨달은 눈으로 보면, 진리의 눈으로 보면 온통 이 온 세계는 고대로 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휘황찬 달이 밝고, 여름에는 맑은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춥다고 하나 하얀 눈이 온 세계를 뒤덮을 때 얼마나 아름다우냐 그거거든.
인간에 생로병사(生老病死)도 깨닫지 못한 중생에게는 온통 고통 아닌 것이 없고, 괴로움 아닌 것이 없고, 슬픔 아닌 것이 없고, 그렇지만 이 세상에 태어난 자체도 기쁜 일이요, 차츰 자라는 것도 기쁜 일이요, 커서 장가들고 자식 낳고 사는 것도 기쁜 일이요, 머리가 희끗희끗해지지마는 그런대로 떠억 자기 마음만 닦아 가 봐라 그 말이여.
그런대로 나이 들어간 대로 수행도 쌓이고 인생의 사는 맛도 알고 그러니 그런대로 좋고, 늙어서 주름살이 잡히고 기운은 좀 떨어지지만 세상을 떠~억 달관(達觀)한 분상이라면 60이 되고 70이 되고 80이 되어서 그러한 대로 좋지 않냐 그 말이여.
젊어서는 야망도 있고 그래서 한참 설쳐대다가 나이가 들어가며 과거를 회상해 볼 때 비긋이 웃음이 나올 것이다 그 말이여.
늙어서 죽은 것이 무엇이 그렇게 괴로운 일이냐 그 말이여. 우리가 일생을 살다가 하직을 하기 마련인데, 그것이 꼭 죽음이라고 하는 것이 무서운 것이고 괴로운 것이고 죽으면 꼭 지옥에 간다고 하는 그런 것도 아니고, 죽어서 이 지구 세계보다도 더 좋은 곳으로 갈 수도 있는 거고, 더 편안하고 아름다운 세계로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말이여.
물론 죽어 갈 때 편안하게 웃으면서 죽을려면은 젊어서부터, 아직 덜 늙어서부터 항상 ‘이뭣고?’를 하고 불법(佛法)에 의해서 열심히 수행을 쌓아야 하기는 하지만, 그거야 기왕 사람 몸으로 태어나서 만나기 어려운 불법을 만나서 법문(法門) 듣고 정법(正法)에 의지해서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지, 무엇이 그렇게 어려울 일이 있느냐 그 말이여.
행주좌와 어묵동정 간에—인생이 살다 보면은 슬픈 일도 있고 기쁜 일도 있고, 좋은 일도 있고 언짢은 일도 있기 마련이니까 닥치면 그건 그 나름대로 적절히 처리해 나가면서 웃을 때는 웃고 울 때는 울고, 또 속이 좀 상할 때는 조금 상하다가 터억 돌이켜서 심호흡을 하면서 ‘이뭣고?’를 한번 해보란 말이여.
자기가 평소에 수행을 해서 참선을 해서 어떠한 역경(逆境)에 부딪쳤을 때, 그전 같으면은 그 고비를 못 넘기고 진심(瞋心)을 내고 탐심(貪心)을 내고 싸움을 하고, 한번 그런 충격을 받으면 몇 날 며칠을 속이 가라앉지를 않고 그러던 사람이 참선을 한 뒤부터서는, 정법(正法)을 믿고 활구선(活句禪)을 한 뒤부터서는 자기가 자기의 감정을 자유롭게 조종을 해서 금방 화두를 듦으로써 가슴속이 후련히 가라앉힌 것을 스스로 자기 증험을 해보시라 그 말이여.
수행을 하기 전과 수행을 열심히 한 뒤에 자기의 존재를 비교해 보고 한번 타산(打算)을 해본다면 그것도 또한 가끔 한번씩 그렇게 자기를 돌아보는 것도 미상불(未嘗不) 괜찮다 그 말이여.
세속에 명예를 구한다든지, 재산을 구한다든지, 권리를 구한다든지 이런 것은 원하는 대로 되지를 안 해. 열 건에 두 가지나 세 가지나 되면 잘되는 거고, 대부분이 내 뜻대로 잘 안되어지고 좀 이루어졌다 해도 두고두고 믿을 수가 없고 금방 또 뒤집어져 버리고, 그런데 내가 나를 찾는 공부는 열심히만 하면 항상 거기에 있거든.
공부가 잘 안되고, 화두가 잘 안 들리고 망상만 일어나고 자꾸 그렇게 호소를 하신 분이 많지만 그 안 되는 것이 당연하지. 무량겁을 번뇌와 망상 속에서 얽매여서 금생에까지 왔는데 일조일석에 그것이 잘된다고 하는 것은 그것은 바랄 수 없는 것이고.
그러나 열심히만 하면 반드시 될 수밖에 없고, 떠억 바른 방법으로 열심히 하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참선 공부거든. 그래서 ‘마음속에 부질없는 일만 두고 있지 아니하면[若無閑事掛心頭] 이것이 인간에 가장 좋은 시절[便是人間好時節]’이라고 하는 고인(古人)에 이 게송(偈頌)을 두고두고 음미를 해볼 만하다 그 말이여.
한 생각만 탁! 돌이켜서 화두를 들면 그냥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되는데, 그 한 생각을 돌리지를 못하고 속에다 탁! 꽁~한 생각을 가슴속에 두고 그것만 생각하면 속에서 불이 일어나거든. 비어 버리면 되거든, 딱 비어 버려.
내 뜻대로 안 되는 일은 ‘내가 과거에 그렇게 지어서 그렇다’ 이렇게 생각해도 좋고. 이 사바세계(裟婆世界)는 되는 것보다도 안 되는 재미로 사는 세상이다. 그래서 사바세계란 말이 ‘사바(裟婆)’란 말은 인도 말인데, ‘참고 견딘다’는 말이여. ‘참고 견디면서 살아가는 세계다’ 그래서 사바세계(裟婆世界)거든.
억지로 그걸 참을려고 하면 참을수록에 더 속에서 뽀글뽀글 괴아 오르거든. 억지로 참을려 하지 말라 거든.
심호흡을, 깊이 들어마셨다가 후~ 하고 내뿜으면서 ‘이뭣고?~~~’ 또 수르르르 숨을 들어마셨다가 가뜩 들어마셨다가 후~ 내쉬면서 ‘이뭣고?~’
두 번, 세 번 그래도 안 가라앉으면 네 번, 다섯 번, 그래도 안 가라앉으면 열 번, 스무 번 하다 보면 완전히 내뿜는 그 호흡 따라서 속에 불덩어리같은 놈이, 불기운이 다 빠져나가 버리거든.
근데 처음에는 그렇게 여러 번 해야 하지만 한 달, 두 달, 석 달, 일 년, 이태 항상 정진(精進)하다 보면 전혀 시간이 안 걸려. 딱! 돌이키면 깨끗하게 되어 버리거든.
인과법(因果法)을 생각하고 ‘내가 전생에 지어서 이런 걸 받는다’ 그것 다 초학자(初學者)들이 억지로 마음을 돌릴려고 하는 방법이지, ‘이뭣고?’ 해 버리면 1초도 안 걸려. 백만사(百萬事)가 되풀이해서 자꾸자꾸 하다 보면 익달, 숙달되고 나중에는 제절로 되는 것이다 그 말이여.
이것이 인생이 해야 할 일은 이것밖에는 없어. 이걸 자꾸 하다 보면, 천하에 재미없고 맛없을 것 같은데 자꾸 하다 보면 자기가 자기 마음을—다른 사람들이 자기 말 한마디면 굽신굽신하고 ‘예 예 예’ 하고 손을 요렇게 비비면서 그것 좋은 것 같지만 대단히 불편한 거고, 자기가 자기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된 것보단 더 좋은 것은 없다 그 말이여.
생각 하나 돌이키면 온 세상이, 슬픔의 세상이 찰나간(刹那間)에 기쁨의 세상으로 맨들 수도 있고, 고통의 세계를 기쁨의 세계로 만들 수도 있고, 죽음의 세계를 열반(涅槃)의 세계로도 만들 수 있고, 지옥 경계를 극락 경계로 찰나간에 뒤집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 말이여. 캄캄한 방에 스위치 하나만 착! 누르면 찰나간에 환히 밝아지는 거와 마찬가지다 그 말이여.
자기가 쌓아 논 업(業)이 얽히고설키고 그렇게 된 상태에서 자꾸 세상만 원망하고 다른 사람만 원망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지 않고 원망하면 할수록 점점 더 어두워지고 더 괴롭고 더 슬퍼지고 더욱 원한과 미움만이 점점 불어나는 것이다 그 말이여. 자기가 자기 한 생각 탁! 돌리면은 온 세계가 별유천지(別有天地)로 변해 버린다 그 말이여.
아까 전강 조실 스님 녹음법문(錄音法門) 속에도 그런 요지에 말씀이 계셨지마는, 부처님이나 극락세계나 열반이나 깨달음이나 밖에서 찾으면, 밖에서 진리를 찾은 것은 그것은 외도(外道)다 그거거든. 자기 속에서 찾는 것이 그것이 정법(正法)이다 그러셨어.
행복을 보통 어리석은 사람들은 밖에서 찾거든. ‘돈이 많으면은 얼마나 좋으까?’ 하고 돈을 벌려고 야단이고, ‘무슨 높은 벼슬 권리를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해서 그것을 구할라고 야단이고, 맘대로 구해지지도 않지마는 구해져 봤자 오래 가지도 못하는 거고, 얻어 놓고 보면 그것이 진짜 행복도 아닌 것이여.
근데 자기 속에서 구하면, 행복도 자기 속에서 구해야 반드시 구해지는 것이고, 구해지면은 영원히 그거 행복이 자기 것이고, 살아갈수록 해를 거듭할수록 그 행복이 점점 더 커지고 더 깊어지고 그런 것이고, 금생에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금생에 수행을 쌓아서 정진력을 얻어 놓으면 그래서 거기서 얻어진 법희선열(法喜禪悅), 법의 기쁨과 선의 즐거움은 이것은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거든.
자기 속에서 깨달음을 구하고, 자기 속에서 부처를 찾는 이 활구참선(活句參禪)을 하게 되면은 완전히 사람이 아주 정신이 개혁이 되는 거여. 개혁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
지끔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가 참 한심스럽고 부끄럽고 참 그런 일들이 날마다 신문에 나고 참 가슴아픈 일이나, 이것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되었냐?
‘정치를 잘못해서 그런다’ 하고 서로 몰아대지마는, ‘대기업주들이 기업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다‘ ’교육이 잘못되어서 그런다‘ 물론 다방면으로 그 각계각층(各界各層)에서 각 방면으로 잘못된 점을 찾아서 그것을 고칠려고 노력을 해야 하지요. 해야 하기는 하지만, 백날 그래 봤자 그것은 마냥 그 모냥일 수밖에는 없다 그 말이여.
해방된 지가 50년, 많이 모다 다 애국자들이 나서서 정치를 하고, 애국자들이 나서서 사업도 하고, 애국자들이 나서서 교육도 하고 모다 그러니까, 다 자기네들이 애국자라 하니까 나는 그런다고 믿는데, 그렇다면은 나라 꼬라지가 좀 많이 좋아져야 할 텐데 별로 신통치 않거든. 그것은 각자가 스스로 자기 속에서 자기의 정신 개혁(精神改革)이 일어나야 한다 그 말이여.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고쳐.
가정에서부터, 직장에서부터, 회사에서부터, 학교 · 경제 · 정치 할 것 없이 각자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높은 사람대로, 밑에 있는 낮차운 사람은 낮차운 사람, 장사를 하는 사람이나 농사를 짓는 사람이나, 모든 사람이 있는 그 자리에서 남 눈치볼 것도 없고, 남한테 미룰 것도 없고 ‘남이 하면 나도 하리라’ 그러지 말고 자기부터 일시에 시작을 해야 하거든. 정신 개혁을 해야 하거든.
그래 가지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면서 터~억 ‘이뭣고?’를 해야 한다 그 말이여. 그런다면 전혀 시간이 안 걸리고 하루 동안에 온 국민의 정신이 바뀌어져 버린다 그 말이여.
그렇게 되면 공장은 공장대로 활기를 띠게 될 것이고, 회사는 회사대로 활기를 띨 것이고, 온통 여기서 저기서 마치 날씨가 뜨뜻하면은 땅속에서 땅이 제절로 녹으면서 파릇파릇한 새싹이 산과 들에서 요렇게 김이 무럭무럭 오르면서 생기가 나면서, 풀과 나무에는 새싹이 요렇게 물이 오르면서 새싹이 돋듯이 그렇게 될 수가 있다 그 말이여.
우리는 88년도 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릴 때 그 올림픽을 열기 위해서 전 국민이 잠시 동안이지만 한마음 한뜻이 되어 가지고 세계 사람들에게 우리의 모습을 보여 준 때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그냥 그 기운이 가라앉어 버리고 계속 오늘날까지 이렇게 터덕거리고 있지마는, 새봄을 맞이해서 우리는 그때와 같은 그러한 마음으로 자기 스스로를 반성하고 돌이켜서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사회와 국가를 한번 새롭게 일구어 나가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이 말에 있지 아니하고, 한 생각 일어나는 그놈을 돌이키는 거여. 그러면 당장 달라져 버리거든. ’이뭣고?‘
그래서 이것이 여러분 참선을 열심히 하신 분들은 다 지금 산승(山僧)이 이렇게 주장하는 바를 충분히 경험을 통해서 느끼고 계신 분도 많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철저하게 그걸 느끼지 못한 사람, 경험을 안 하신 분은 당장 이 자리부터서 ‘이뭣고?’를 하시고, 댁으로 가신 걸음걸음이, 차 중에서도 ‘이뭣고?’를 하시고, 가정에 가셔서 생활하면서 자꾸 ‘이뭣고?’, 참선을 생활 속에 살려 나가십시요.
참선(參禪)이 절에 와서만 하고, 절에다 방부(房付) 드릴 동안에만 하고, 입선(入禪) 중만 하고, 가정에서 사회에서 생활 속에서 이것을 살려 나가지 못한다면 그 참선은 진짜 참선이 아닙니다.
진짜 참선은 생활 속에서 그것이 살려 나가질 때 그것은 ‘산 참선’이거든. 그래서 그것을 ‘살 활(活)’ 자, 활구참선(活句參禪)이라, ‘죽은 참선’이 아니고 살아 있는 ‘산 참선’이거든.
부처님께서 설하신, 자아(自我)를 자각(自覺) 확철대오(廓徹大悟)해서 견성성불(見性成佛)한 법이 사구참선(死句參禪)해 가지고 하나마나 자기 자신이 새로 태어나지 못하고 자기에 정신 혁신을 가져오지 못하고 그런다면은 그건 참불법이 아니거든.
한 사람이 탁! 한 생각을 돌이켜서 마음이 깨끗해짐으로 해서 온 세계가 깨끗해지는 도리가 바로 이 정법(正法)이요, 활구참선(活句參禪)이라는 것이거든.
돈오심원개보장(頓悟心源開寶藏)하면 연생식득본래신(緣生識得本來身)이리라
나무~아미타불~
연화근발어니리(蓮花根發淤泥裏)하니 각소거진불염진(却笑居塵不染塵)이니라
나무~아미타불~
돈오심원개보장(頓悟心源開寶藏)하면 연생식득본래신(緣生識得本來身)이다.
마음의 근원, 참나, 진여불성(眞如佛性)을 몰록 깨달라 보배의 창고를 확~ 열면, 연생식득본래신(緣生識得本來身)이여. 인연 따라서 이렇게 태어나고, 인연 따라서 왕래하는 이것이, 이것이 바로 본래신(本來身)이라고 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깨닫지를 못하고 보니까 이 몸뚱이는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로 뭉쳐진 허망한 것이고, 피와 오줌과 똥과 고름, 이 더러운 것을 싸 가지고 있는 하나의 가죽푸대에 지내지 못하지만, 이 몸뚱이 속에 있는 마음의 근원, 자성(自性)을 깨닫고 보면 온통 이것이 본래신(本來身)이여, 생사 없는 본래의 몸뚱이거든.
연화근발어니리(蓮花根發淤泥裏)하니, 그 곱고 아름답고 향기롭게 피는 저 연꽃이 그 뿌리를 들여다보면 시커먼 더러운 진흙 속에 뿌리를 박고 있어.
그러나 각소거진불염진(却笑居塵不染塵)이라. 그 더러운 티끌 속에 뿌리를 박고 있으면서도 그 이파리와 그 꽃은 조끔도 더러운 것이 묻지 아니한 것을 보고 문듯 웃음이 나오더라 그거거든.
이 몸뚱이가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로 뭉쳐지고, 더러운 것이 이 가죽푸대 속에 가뜩 들었지마는, 떠억 자기의 자성(自性)을 깨닫고 보면—‘이뭣고?’ 자꾸 ‘되네, 안 되네’ 따지지도 말고, 안 된다고 탄식할 것도 없고, 잘된다고 좋아할 것도 없고, 자꾸 잊어 버렸다 하면은 냉큼 또 추켜들고 또 돌이키고, 자꾸자꾸 하면 결국은 안 될 수가 없어. 결국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면은 ’정말 이 몸뚱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이 몸뚱이를 부모한테 받아 나지 안 했으면 어떻게 이런 좋은 법을 만났으며, 어떻게 생사해탈(生死解脫)을 할 수가 있었을 것인가?‘ 그렇게 생각해 보면 부모님이 정말 감사하고.
어려서 나를 잘 멕이고 잘 입히고 해 주시지 못하고 고생을 하면서 자랐다 하더라도, 심지어는 나를 나 가지고 키울 형편이 못 되어 가지고 고아원이나 길갓에다 나를 버렸다 하더라도 ‘그래도 부모가 나를 낳아 주셨기 때문에 오늘에 나가 있다. 그래서 이 정법을 만나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 몸뚱이를 낳아 주신 어머니가 아버지가 얼마나 감사한가! 그렇게 느낄 것이고.
아무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늙어서 냄새가 나고 대소변을 가리지를 못하고 앓고 계신다 하더라도 그 할머니 그 할아버지가 안 계신다면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가 어디서 태어났으며 내 몸이 어디서 태어났겠는가. 내 사랑하는 자식이 저 할머니 할아버지가 안 계셨으면 어떻게 내 사랑스런 자식과 딸이 태어날 수가 있었을 것인가.
그래서 이 정법(正法)을 믿고 이 공부를 하고 불법(佛法)을 믿는 사람은 자식을 봄과 동시에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부모님에 대한 효심(孝心)이 우러나게 되는 것이고, 생로병사 이러한 현상을 보고 발심(發心)을 하게 되는 것이고, 흥망성쇠 속에서 오히려 더 분심(憤心)을 내서 더욱 공부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금년 계유년(癸酉年)에 봄이 바야흐로 하루하루 달라져 가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 꽁꽁 얼었던 땅이 차츰 녹고 새싹이 돋아나고 여그저그 아름답게 꽃이 핌과 발맞춰서 우리의 자신의 마음속에도 정법을 믿는 법희선열(法喜禪悅)의 꽃이 피고, 가정에도 모든 어렵고 어두웠던 일들이 다 가시고 희망이 넘치는 그런 가정에 생기가 돌게 되기를 바라고 또 우리의 사회에 모든 방면에도 싹수가 자꾸 희망적으로 발전해 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누가 그렇게 맨들기를 바래지 말고 ‘내 자신이 한 생각 돌이킴으로써 세계가 달라진다’고 하는 부처님 말씀을 깊이 명심을 하고 열심히 정진(精進)하시기를 바랍니다.
상풍괄지소고해(霜風刮地掃枯荄)한디 수각동군금이회(誰覺東君今已廻)리요
나무~아미타불~
유유영매선누설(唯有嶺梅先漏洩)하야 일지독향설중개(一枝獨向雪中開)로구나
나무~아미타불~
상풍괄지소고해(霜風刮地掃枯荄)한디, 매서운 서릿바람이 땅을 쓸고 마른 풀뿌리를 쓴 뒤,
수각동군금이회(誰覺東君今已廻)냐. 누가 봄소식이 이미 돌아온 줄을 깨달을 수가 있겠는가.
유유영매선누설(唯有嶺梅先漏洩)하니, 오직 저 재 너머에 매화가 먼저 봄소식을 누설(漏洩)을 하니,
일지독향설중개(一枝獨向雪中開)로구나. 한 가지가 홀로 눈 속을 향해서 피었구나.
세상이 힘들고 어렵고 복잡하고 온 세계가 이렇지만,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속에 ‘이뭣고?’를 하는 그 찰나찰나에 매화꽃 한 송이가 피어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고 있다.
그 향내가 잠시 피고 말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두 송이, 세 송이, 네 송이 활짝 활짝 피어서 온 세계를 향내로 가득 채워서 온 세계에 더럽고 어두운 세계를 향내로 가득차게 되기를 바랍니다. (처음~39분40초) (끝)
[법문 내용]
(게송)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 / 열심히 활구참선(活句參禪)만 한다면 모든 것이 나를 위한 축복의 장엄(莊嚴)이 아니고 무엇이냐 / 죽어 갈 때 편안하게 웃으면서 죽을려면은 아직 덜 늙어서부터 항상 ‘이뭣고?’를 하고 불법(佛法)에 의해서 열심히 수행을 쌓아야 / 한 생각만 탁! 돌이켜서 화두를 들면 그냥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된다 / 생각 하나 돌이키면 지옥 경계를 극락 경계로 찰나간에 뒤집을 수가 있는 것이다.
부처님이나, 극락세계나, 열반이나, 깨달음이나, 자기 속에서 찾는 것이 그것이 정법(正法)이다 / 수행해서 얻어진 법희선열(法喜禪悅), 법의 기쁨과 선의 즐거움은 이것은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 자기 속에서 깨달음을 구하고, 자기 속에서 부처를 찾는 이 활구참선(活句參禪)을 하게 되면은 완전히 사람이 아주 정신이 개혁이 되는 것이다 /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면서 ‘이뭣고?’를 해야 한다 / 진짜 참선은 생활 속에서 그것이 살려 나가질 때 그것은 ‘산 참선’.
(게송) 돈오심원개보장(頓悟心源開寶藏)~ / 이 몸뚱이를 낳아 주신 어머니가 아버지가 얼마나 감사한가! / ‘내 자신이 한 생각 돌이킴으로써 세계가 달라진다’고 하는 부처님 말씀을 깊이 명심을 하고 열심히 정진(精進)하시기를 바랍니다 / (게송) 상풍괄지소고해(霜風刮地掃枯荄)~.
〇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하면, 만약 부질없는 일, 쓸데없는 일을 마음에 걸어 두지만 않으면, 쓸데없는 일로 마음을 번거롭게 하지 아니하면, 변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이다. 문듯 이 인간에 좋은 시절이더라.
〇한 생각만 탁! 돌이켜서 화두를 들면 그냥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되는데, 그 한 생각을 돌리지를 못하고 속에다 탁! 꽁~한 생각을 가슴속에 두고 그것만 생각하면 속에서 불이 일어나거든. 비어 버리면 되거든, 딱 비어 버려.
내 뜻대로 안 되는 일은 ‘내가 과거에 그렇게 지어서 그렇다’ 이렇게 생각해도 좋고. 이 사바세계(裟婆世界)는 되는 것보다도 안 되는 재미로 사는 세상이다. 그래서 사바세계란 말이 ‘사바(裟婆)’란 말은 인도 말인데, ‘참고 견딘다’는 말이여. ‘참고 견디면서 살아가는 세계다’ 그래서 사바세계(裟婆世界)거든.
〇행복을 보통 어리석은 사람들은 밖에서 찾거든. ‘돈이 많으면은 얼마나 좋으까?’ 하고 돈을 벌려고 야단이고, ‘무슨 높은 벼슬 권리를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해서 그것을 구할라고 야단이고, 맘대로 구해지지도 않지마는 구해져 봤자 오래 가지도 못하는 거고, 얻어 놓고 보면 그것이 진짜 행복도 아닌 것이여.
근데 자기 속에서 구하면, 행복도 자기 속에서 구해야 반드시 구해지는 것이고, 구해지면은 영원히 그거 행복이 자기 것이고, 살아갈수록 해를 거듭할수록 그 행복이 점점 더 커지고 더 깊어지고 그런 것이고, 금생에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금생에 수행을 쌓아서 정진력을 얻어 놓으면 그래서 거기서 얻어진 법희선열(法喜禪悅), 법의 기쁨과 선의 즐거움은 이것은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거든.
〇참선(參禪)이 절에 와서만 하고, 절에다 방부(房付) 드릴 동안에만 하고, 입선(入禪) 중만 하고, 가정에서 사회에서 생활 속에서 이것을 살려 나가지 못한다면 그 참선은 진짜 참선이 아닙니다.
진짜 참선은 생활 속에서 그것이 살려 나가질 때 그것은 ‘산 참선’이거든. 그래서 그것을 ‘살 활(活)’ 자, 활구참선(活句參禪)이라, ‘죽은 참선’이 아니고 살아 있는 ‘산 참선’이거든.
〇한 사람이 탁! 한 생각을 돌이켜서 마음이 깨끗해짐으로 해서 온 세계가 깨끗해지는 도리가 바로 이 정법(正法)이요, 활구참선(活句參禪)이라는 것이거든.
〇깨닫지를 못하고 보니까 이 몸뚱이는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로 뭉쳐진 허망한 것이고, 피와 오줌과 똥과 고름, 이 더러운 것을 싸 가지고 있는 하나의 가죽푸대에 지내지 못하지만, 이 몸뚱이 속에 있는 마음의 근원, 자성(自性)을 깨닫고 보면 온통 이것이 본래신(本來身)이여, 생사 없는 본래의 몸뚱이거든.
〇’정말 이 몸뚱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이 몸뚱이를 부모한테 받아 나지 안 했으면 어떻게 이런 좋은 법을 만났으며, 어떻게 생사해탈(生死解脫)을 할 수가 있었을 것인가?‘ 그렇게 생각해 보면 부모님이 정말 감사하고.
어려서 나를 잘 멕이고 잘 입히고 해 주시지 못하고 고생을 하면서 자랐다 하더라도, 심지어는 나를 나 가지고 키울 형편이 못 되어 가지고 고아원이나 길갓에다 나를 버렸다 하더라도 ‘그래도 부모가 나를 낳아 주셨기 때문에 오늘에 나가 있다. 그래서 이 정법을 만나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 몸뚱이를 낳아 주신 어머니가 아버지가 얼마나 감사한가! 그렇게 느낄 것이고.
아무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늙어서 냄새가 나고 대소변을 가리지를 못하고 앓고 계신다 하더라도 그 할머니 그 할아버지가 안 계신다면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가 어디서 태어났으며 내 몸이 어디서 태어났겠는가. 내 사랑하는 자식이 저 할머니 할아버지가 안 계셨으면 어떻게 내 사랑스런 자식과 딸이 태어날 수가 있었을 것인가.
그래서 이 정법(正法)을 믿고 이 공부를 하고 불법(佛法)을 믿는 사람은 자식을 봄과 동시에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부모님에 대한 효심(孝心)이 우러나게 되는 것이고, 생로병사 이러한 현상을 보고 발심(發心)을 하게 되는 것이고, 흥망성쇠 속에서 오히려 더 분심(憤心)을 내서 더욱 공부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〇세상이 힘들고 어렵고 복잡하고 온 세계가 이렇지만,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속에 ‘이뭣고?’를 하는 그 찰나찰나에 매화꽃 한 송이가 피어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고 있다 거든.
그 향내가 잠시 피고 말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두 송이, 세 송이, 네 송이 활짝 활짝 피어서 온 세계를 향내로 가득 채워서 온 세계에 더럽고 어두운 세계를 향내로 가득차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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